육아휴직 계획 세우기: 코로나19 시대, 가족과 현실 사이에서 내린 결정

코로나19 시대, 육아휴직 계획의 출발점

코로나 검사결과 문자

ⓒ 욱이 (직접 촬영)

'육아휴직 계획'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육아휴직을 쓰면 분명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텐데,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그 시기는 코로나19가 한창이어서, 외출은커녕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시기였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위해 휴직을 한다 해도, 정작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아이와 함께하기 위해 쉬는 건데, 그것도 회사에 내 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쉬는 소중한 시간인데, 그 시간 동안 아이가 집 안에만 있어야 한다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 단순한 질문이 오히려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서서히 자리 잡았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계획의 전제가 흔들리다

코로나19는 단순히 외출을 막은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고,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었다. 가족 단위의 외출이나 여행은 대부분 중단됐고,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그만둔 채 하루 종일 집 안에 머물러야 했다. 놀이터에 나가는 일조차 조심스러워지다 보니, 거실과 방을 오가는 것이 하루의 대부분이었고, 그 반복된 일상이 어느새 ‘정상’처럼 느껴질 만큼 답답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 시기에 육아휴직을 사용한다는 건 단순한 ‘쉬는 선택’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확보해도, 그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경험이 턱없이 제한됐다. 결국 이 소중한 육아휴직 기간이 '쉬더라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결론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계획 세우는 게 즐거운 성격, MBTI J형의 특징 그대로

나는 MBTI로 따지면 INTJ, 그중에서도 계획과 구조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JJJ형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그 결과를 표로 정리해야 마음이 놓인다. 이 성향은 단순히 일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 여행이나 일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하루 일정, 이동 경로, 식사 시간까지 꼼꼼히 계획해두어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지는 타입이다.

INTJ의 흔한 여행계획표

ⓒ 욱이 (직접 촬영)

위의 표는 예전에 여행을 준비하며 직접 만들었던 일정표다. 이걸 보면 알 수 있듯, 단순한 여행 계획이라기보다 하루의 동선과 목표를 관리하는 프로젝트 문서에 가깝다. 이런 성격 덕분에 육아휴직을 앞두고도 ‘어떻게 쉴까?’보다 ‘어떻게 계획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됐다. 이 성격은 때로는 피곤할 때도 있지만, 인생의 여러 선택 앞에서 실수를 줄이고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법적 기한과 현실의 간극 사이에서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에게만 허용된다. 숫자로만 보면 시간은 충분해 보이지만, 막상 아이들이 크는 속도를 생각하면 그리 여유롭지도 않았다. 첫째는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지만, 둘째는 아직 돌봄이 많이 필요한 나이였다. 한쪽을 챙기면 다른 쪽이 아쉬운 상황. “둘 다 어느 정도 자랐을 때 함께 시간을 보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휴직 관련 법령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당시엔 단순히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보다, ‘지금 이 시점이 우리 가족에게 맞는가’를 따져보는 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코로나19 종식도 기대해보며,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질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언젠가는 가족 전체가 기억할 만한 시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그 기다림은 옳았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선택과 기다림은 현명했다. 서둘러 휴직을 썼다면 가족 모두가 답답한 시간 속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기를 미루면서 그만큼 철저히 준비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훨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도 더 자라 서로의 기억을 공유할 만큼 성장했고, 나 또한 일에서 한 발 물러나 가족 중심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완성된 육아휴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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