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 조각] 끝없는 지평선과 쨍한 파란색, 캐나다의 첫 인상

해운 이사를 생략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우리 네 가족의 살림살이를 캐나다로 보내는 것은 거대한 '작전'과 같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29박스의 선편 택배는 물론이고, 캐나다 현지 도착하자마자 당장 사용해야 할 필수 물품들은 모두 항공 수하물로 실어 날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위탁 수하물 8개를 규정 무게에 맞춰 꽉꽉 채우고도 결국 초과 수하물 1개를 추가했고, 가족들의 기내 수하물까지 합치니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새벽 4시에 미리 예약한 공항 택시(대형 밴)에 산더미 같은 짐을 실어 넣고, 잠든 아이들을 들쳐 업고 이동하느라 너무 힘들고 정신이 없어 당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지만, 어찌어찌 부모님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드리고 토론토행 직항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인천에서 토론토까지, 13시간이 넘는 긴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토론토 피어슨 공항으로 가는 여정

인천공항에서 토론토로 향하던 순간 ⓒ 욱이 (직접 촬영)


아이폰 카메라가 고장 난 줄 알았던 이유

토론토 피어슨 공항(YYZ)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하러 가는 길, 캐나다 땅을 밟은 기념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겁니다.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서 카메라가 고장났나?
아니면 내가 비행기에서 떨어트린 것 때문에 고장났나?"

당황한 마음에 셔터를 계속 눌러보고, 카메라 앱을 강제로 종료했다가 다시 켜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셔터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첩을 열어보니, 사진은 선명하게 다 찍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법적 규제로 인해 반드시 셔터음이 나야 하지만, 북미 지역은 그런 규제가 없다 보니 현지 네트워크에 접속하자마자 자동으로 무음 모드가 활성화된 것이었습니다. 괜히 '스마트'폰이 아니구나 생각하면서도, 비로소 내가 한국을 떠나왔다는 사실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셔터 소리가 안 나 당황하며 찍은 공항 사진

셔터 소리가 안 나 계속 누를 때 찍힌 YYZ 공항 내부 ⓒ 욱이 (직접 촬영)


산더미 같은 짐과 포터 서비스의 유혹

사실 입국 수속 과정에서 커다란 시련이 하나 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별도의 글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우리를 기다리는 건 산더미 같은 수하물들이었습니다. 이때 공항 내 포터(Porter) 서비스 직원이 다가왔습니다.

📌 YYZ 공항 포터 서비스 비용 (2026년 기준)
현재 토론토 피어슨 공항의 공식 포터 요금은 가방 3개까지 기본 $20~$25 내외로 형성되어 있으며, 초과하는 가방당 $3~$5가 추가됩니다. 여기에 가방당 $1~2 정도의 팁까지 고려하면, 짐이 많은 이민 가족에게는 한 번에 $50~60(한화 약 7~8만 원) 이상의 지출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수입 없이 육아휴직 급여만으로 타지에서 2년을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는 포터 서비스의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카트 2개에 짐을 꽉꽉 싣고 아내와 제가 직접 땀을 흘리며 날랐습니다. 몸은 고됐지만, 우리 가족의 새로운 시작을 스스로 일궈나간다는 묘한 결연함이 생기더군요.


푸르다 못해 쨍한 파란색, 캐나다의 하늘

미리 준비해둔 차량에 짐을 싣고 숙소로 이동하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에 우리 가족은 모두 넋을 잃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끝없는 평지가 이어졌고, 높은 건물이 없어 시야가 막힘없이 트여 있었습니다.

동쪽 지평선에서 서쪽 지평선까지 눈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넓디넓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 색감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맑은 가을 하늘보다도 훨씬 더 '쨍한' 파란색이었죠. 푸르다 못해 시리도록 파란 배경에 하얀 뭉게구름이 곁들여지니,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연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푸르디 푸른 캐나다의 하늘

차창 밖으로 마주한 쨍한 파란색의 캐나다 하늘 ⓒ 욱이 (직접 촬영)

고된 여정과 입국 수속의 시련으로 지쳐있던 마음이 그 맑은 하늘을 보는 순간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캐나다 생활은 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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